1학년을 위한 선형대수 노트 — Ch.2 행렬은 변환이다
2.1 선형변환 ★★★
행렬을 처음 배울 때 대개 “숫자를 네모나게 배열한 것”으로 배운다. 이 관점으로는 행렬 곱셈 규칙이 왜 그렇게 이상하게 생겼는지 영원히 이해할 수 없다. 관점을 바꾸자.
\[A: \vec{v} \longmapsto A\vec{v}\]행렬은 변환(transformation)이다. 벡터를 입력받아 다른 벡터를 출력하는 함수다.
그런데 아무 함수나 되는 것은 아니고, 다음 성질을 만족하는 함수만 행렬로 표현된다.
\[A(a\vec{v} + b\vec{w}) = a(A\vec{v}) + b(A\vec{w})\]이 성질을 선형성 (linearity)이라 하고, 이를 만족하는 변환을 선형변환 (linear transformation) 또는 선형연산자 (linear operator)라 부른다.
선형성을 말로 풀면 이렇다. 먼저 섞은 다음 변환하나, 각각 변환한 다음 섞으나 결과가 같다. 이 성질 덕분에 우리는 엄청난 이득을 본다. 기저벡터가 어디로 가는지만 알면 모든 벡터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2.2 행렬의 열은 기저벡터의 행선지다 ★★★
이 절의 제목이 이 노트 전체의 중심 문장이다.
$\mathbb{R}^2$에서 선형변환 $A$가 있다고 하자. 선형성에 의해, 임의의 벡터 $\vec{v} = v_1\hat{e}_1 + v_2\hat{e}_2$에 대해
\[A\vec{v} = v_1 (A\hat{e}_1) + v_2 (A\hat{e}_2)\]가 성립한다. 즉 $A\hat{e}_1$과 $A\hat{e}_2$, 이 두 개만 알면 끝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두 벡터를 나란히 적어놓기로 한다.
\[A = \Big[\ A\hat{e}_1 \ \Big|\ A\hat{e}_2 \ \Big]\]이것이 행렬이다. 행렬이란 기저벡터들이 어디로 가는지를 적어놓은 명부일 뿐이다.
예시. 다음 행렬을 보자.
\[A = \begin{pmatrix} 2 & 1 \\ 1 & 2 \end{pmatrix}\]첫 번째 열이 $(2,1)$이므로 $\hat{e}_1 = (1,0)$은 $(2,1)$로 간다. 두 번째 열이 $(1,2)$이므로 $\hat{e}_2 = (0,1)$은 $(1,2)$로 간다. 이제 $\vec{v} = (3,1)$이 어디로 가는지는 계산할 필요도 없이 알 수 있다.
\[A\vec{v} = 3\begin{pmatrix} 2 \\ 1 \end{pmatrix} + 1\begin{pmatrix} 1 \\ 2 \end{pmatrix} = \begin{pmatrix} 7 \\ 5 \end{pmatrix}\]행렬 곱셈이 왜 그렇게 생겼는가
이 관점에서 보면 행렬 곱 $AB$는 그냥 변환의 합성이다. “먼저 $B$로 보내고, 그 결과를 다시 $A$로 보낸다.” 즉 $(AB)\vec{v} = A(B\vec{v})$이다.
여기서 두 가지가 즉시 따라 나온다.
첫째, 순서가 중요하다. 함수 합성이 그렇듯 $AB \ne BA$가 일반적이다. “먼저 회전하고 늘이기”와 “먼저 늘이고 회전하기”는 다른 결과를 준다. 이 비가환성(non-commutativity)이 9장에서 불확정성 원리로 이어진다.
둘째, 곱셈의 정의가 자연스러워진다. $AB$의 $j$번째 열은 “$\hat{e}_j$가 최종적으로 가는 곳”, 즉 $A(B\hat{e}_j)$이다. 이것을 성분으로 쓰면 우리가 외웠던 그 공식이 나온다.
2.3 변환은 공간을 어디로 보내는가 ★★
행렬이 벡터 하나를 다른 벡터로 보낸다면, 벡터가 모여 있는 공간 전체는 어디로 갈까?
$\mathbb{R}^2$의 모든 벡터에 $A$를 적용해서 나온 결과들을 전부 모으자. 이 집합을 상 (image) 또는 열공간 (column space)이라 하고 $\text{im}(A)$로 쓴다.
\[\text{im}(A) = \{ A\vec{v} : \vec{v} \in \mathbb{R}^2 \} = \text{span}\{\text{$A$의 열들}\}\]두 번째 등호가 성립하는 이유는 2.2절에서 본 대로 $A\vec{v}$가 항상 $A$의 열들의 선형결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열공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나온다. 상은 원래 공간보다 작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B = \begin{pmatrix} 1 & 2 \\ 2 & 4 \end{pmatrix}\]의 두 열 $(1,2)$와 $(2,4)$는 서로 상수배 관계이므로 선형종속이다. 따라서 $\text{im}(B)$는 평면 전체가 아니라 직선 하나다. 이 변환은 2차원 평면 전체를 1차원 직선으로 납작하게 눌러버린다.
핵 (kernel, null space)
납작하게 눌렸다는 것은 정보가 소실되었다는 뜻이다. 소실된 정보를 재는 도구가 핵이다.
\[\ker(A) = \{ \vec{v} : A\vec{v} = \vec{0} \}\]즉 원점으로 뭉개져 버리는 벡터들의 집합이다. 위의 $B$에 대해 $\vec{v} = (2,-1)$을 넣어보면 $B\vec{v} = (1\cdot 2 + 2\cdot(-1),\ 2\cdot 2 + 4\cdot(-1)) = (0,0)$이므로 $\vec{v} \in \ker(B)$다.
핵에 0이 아닌 벡터가 있다는 것은 서로 다른 두 벡터가 같은 곳으로 간다는 뜻이고, 따라서 되돌아올 수 없다는 뜻이다. 즉 역행렬이 없다.
2.4 Rank ★★
$\text{im}(A)$의 차원을 $A$의 계수 (rank)라 한다. “이 변환이 출력해낼 수 있는 공간이 몇 차원인가”를 재는 수다.
- 위의 $A = \begin{pmatrix} 2&1\\1&2\end{pmatrix}$: 두 열이 선형독립 → $\text{rank}(A) = 2$ → 평면이 평면으로 간다
- 위의 $B = \begin{pmatrix} 1&2\\2&4\end{pmatrix}$: 두 열이 종속 → $\text{rank}(B) = 1$ → 평면이 직선으로 눌린다
$n \times n$ 행렬에 대해 $\text{rank} = n$이면 full rank라 하고, 이때 변환은 가역(invertible)이다.
정리 선형변환은 공간을 통째로 다른 데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부분공간(subspace) 안으로 눌러 넣는 것이다. 얼마나 눌렸는지를 재는 것이 rank이고, 눌리면서 소실된 방향이 kernel이다.
연습문제 2
2-1. 다음 변환에 해당하는 $2\times2$ 행렬을 각각 구하라. (힌트: $\hat{e}_1, \hat{e}_2$가 어디로 가는지만 보라.) (a) $x$축에 대한 반사 (b) 반시계 방향 90도 회전 (c) 모든 벡터를 $x$축으로 정사영
2-2. 2-1에서 구한 (a)의 반사 행렬을 $F$, (b)의 회전 행렬을 $R$이라 하자. $FR$과 $RF$를 각각 계산하고 비교하라. 두 결과가 다르다는 것을 기하학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2-3. $B = \begin{pmatrix} 1&2\\2&4\end{pmatrix}$의 $\ker(B)$를 구하라. 이 집합은 몇 차원인가?
2-4. $\text{rank}(A) + \dim\ker(A) = 2$가 위의 $A$와 $B$ 각각에 대해 성립함을 확인하라. (이 관계를 rank-nullity theorem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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