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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부피 배율로서의 det ★★

행렬이 변환이라면, “이 변환이 공간을 얼마나 늘이거나 줄이는가”를 하나의 수로 재고 싶어진다. 그것이 행렬식 (determinant)이다.

$\mathbb{R}^2$에서 $\hat{e}_1, \hat{e}_2$가 만드는 단위정사각형(넓이 1)을 생각하자. 변환 $A$를 가하면 이 정사각형은 $A\hat{e}_1$과 $A\hat{e}_2$가 만드는 평행사변형이 된다.

$\det A$ = (변환 후 평행사변형의 넓이) ÷ (변환 전 정사각형의 넓이)

넓이 배율이다. 3차원이면 부피 배율, $n$차원이면 $n$차원 부피의 배율이 된다.

e₁ e₂ 넓이 1 변환 전 Ae₁ Ae₂ 넓이 3 변환 후 — det A = 3
그림 3.1 det 는 넓이 배율이다. 단위정사각형이 A 의 두 열이 만드는 평행사변형이 되고, 그 넓이가 곧 |det A| 다. 여기서는 2·2 − 1·1 = 3, 즉 넓이가 3배가 되었다. 3차원이면 부피 배율, n 차원이면 n 차원 부피의 배율이다.

$2\times2$ 행렬에 대한 계산 공식은 다음과 같다.

\[\det \begin{pmatrix} a & b \\ c & d \end{pmatrix} = ad - bc\]

부호의 의미. $\det A < 0$이면 넓이가 음수라는 뜻이 아니라, 변환이 방향(orientation)을 뒤집었다는 뜻이다. 거울에 비친 것처럼 뒤집힌다. 예를 들어 $x$축 반사 $\begin{pmatrix}1&0\\0&-1\end{pmatrix}$의 행렬식은 $-1$이다. 넓이는 그대로($|{-1}|=1$)지만 뒤집혔다.

Ae₁ Ae₂ 반시계 det A = 3 > 0 — 방향 유지 Fe₁ = (1,0) Fe₂ = (0,−1) 시계 det F = −1 < 0 — 방향이 뒤집혔다
그림 3.2 det 의 부호는 넓이가 아니라 방향(orientation)을 말한다. e₁ 에서 e₂ 로 가는 회전이 반시계로 유지되면 양수, 거울처럼 뒤집혀 시계 방향이 되면 음수다. x축 반사 F 는 넓이는 그대로(|−1| = 1)이지만 뒤집혔으므로 det = −1 이다.
넓이 1 B 적용 — 넓이 2 A 적용 — 넓이 6 det(AB) = det A · det B — 3 × 2 = 6
그림 3.4 배율은 곱해진다. B 가 넓이를 2배로, 이어서 A 가 3배로 만들면 전체는 6배다. det(AB) = det A · det B 라는 공식이 말하는 것이 이것뿐이다.

3.2 $\det A = 0$의 의미 ★★

가장 중요한 경우다. 넓이 배율이 0이라는 것은 평행사변형이 납작해져서 넓이가 사라졌다는 뜻이다. 즉 2.3절에서 본 “공간이 눌리는” 현상이다.

다음은 전부 같은 말이다. 하나만 확인하면 나머지가 전부 따라온다.

\[\begin{aligned} \det A = 0 \;&\iff\; \text{$A$의 열들이 선형종속} \;\iff\; \ker(A) \ne \{\vec{0}\}\\[0.3em] &\iff\; \text{rank}(A) < n \;\iff\; A^{-1}\text{이 존재하지 않는다} \end{aligned}\]

직관적으로 읽으면 이렇다. 공간이 납작하게 눌리면 정보가 소실되고, 소실된 정보는 복원할 수 없다. 그래서 역행렬이 없다.

e₁ e₂ ker B 넓이 1 변환 전 Be₁ Be₂ 넓이 0 변환 후 — det B = 0, 선분으로 붕괴
그림 3.3 det = 0 은 “납작해졌다”는 뜻이다. 정사각형이 선분이 되어 넓이가 사라졌고, 동시에 주황 직선(ker B) 전체가 원점 한 점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림 2.4 와 같은 사건을 넓이 쪽에서 본 것일 뿐이다 — det A = 0 ⟺ 열이 종속 ⟺ ker ≠ {0} ⟺ rank < n ⟺ 역행렬이 없다. 다섯 문장이 전부 이 한 장의 그림이다.

3.3 이 그림의 유효 범위 ★★

여기서 반드시 경고를 하나 해두어야 한다.

지금까지 설명한 det의 기하학적 의미는 실수 공간에서만 통한다. Part II로 넘어가면 성분이 복소수가 되는데, 그러면 $\det A$도 복소수가 되어버린다. “넓이가 $2+3i$배가 되었다”는 말은 아무 의미가 없다.

더 중요한 사실은, 양자정보에서 det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1. 양자 게이트는 전부 unitary인데, unitary는 정의상 길이를 보존하므로 절대 공간을 납작하게 만들지 않는다. 즉 $\det = 0$인 상황이 아예 발생하지 않는다.
  2. 표준 교재에서도 det는 다음 절의 characteristic equation을 세울 때 한 번 등장하고 그 뒤로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1

따라서 이렇게 정리하자.

det는 “기하학적 개념”이 아니라 “고유값을 구하는 계산 도구”다. 위의 넓이 그림은 $\det = 0$일 때 역행렬이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위한 보조 장치로만 쓰고, Part II로 넘어갈 때 그림은 두고 간다.

연습문제 3

3-1. $\det\begin{pmatrix} 2&1\\1&2\end{pmatrix}$와 $\det\begin{pmatrix}1&2\\2&4\end{pmatrix}$를 계산하라. 결과를 2.3절의 논의와 연결해 설명하라.

3-2. 회전행렬 $R(\theta) = \begin{pmatrix}\cos\theta & -\sin\theta \\ \sin\theta & \cos\theta\end{pmatrix}$의 행렬식을 구하라. 기하학적으로 왜 그 값이 나오는지 설명하라.

3-3. $\det(AB) = \det(A)\det(B)$가 “배율은 곱해진다”는 말임을 설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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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ielsen & Chuang의 선형대수 정리 절(§2.1)에서도 determinant는 §2.1.5에서 characteristic function $c(\lambda) \equiv \det|A - \lambda I|$를 정의할 때만 쓰이고, 부피나 방향에 관한 기하학적 논의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