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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복소수 공간 $\mathbb{C}^n$

Part II의 목적은 감각이 아니라 계산이다. 읽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손에 붙지 않으니, 반드시 연습문제를 손으로 풀기 바란다.

목적지를 미리 밝혀두면 다음과 같다.

큐빗(qubit)은 $\mathbb{C}^2$의 단위벡터, 게이트(gate)는 unitary 행렬, 관측량(observable)은 Hermitian 행렬, 여러 큐빗을 합치는 것은 tensor product. 양자정보는 사실상 유한차원 복소 선형대수 그 자체다.

앞으로 나올 모든 장이 이 문장의 어느 한 조각을 채운다.


5.1 Dirac notation ★★★

물리학자들은 벡터를 다음과 같이 쓴다.

\[\lvert \psi \rangle\]

이를 ket이라 하고, 전체 표기법을 Dirac notation이라 한다. 여기서 $\psi$는 단순한 이름표일 뿐이다. $\lvert\psi\rangle$, $\lvert\phi\rangle$, $\lvert 0\rangle$, $\lvert\text{cat}\rangle$ 전부 유효한 표기다. 기호 $\lvert\ \cdot\ \rangle$가 “이것은 벡터다”라고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처음에는 낯설지만 익숙해지면 대단히 편리하다. 벡터에 이름을 자유롭게 붙일 수 있고, 뒤에서 볼 bra와 짝을 이루면 내적과 외적이 한눈에 구분되기 때문이다.

주의할 예외가 하나 있다. 영벡터는 $\lvert 0\rangle$이 아니라 그냥 $0$으로 쓴다. 왜냐하면 $\lvert 0\rangle$이라는 기호는 이미 다른 뜻으로 예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로 다음 절에서 본다.

5.2 큐빗 ★★★

$\mathbb{C}^2$의 표준기저에 다음 이름을 붙인다.

\[\lvert 0\rangle = \begin{pmatrix} 1 \\ 0\end{pmatrix}, \qquad \lvert 1\rangle = \begin{pmatrix} 0 \\ 1\end{pmatrix}\]

이를 computational basis라 한다. Part I의 $\hat{e}_1, \hat{e}_2$에 새 이름을 붙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고전 비트의 0과 1에 대응시킨 것이다.

이제 일반적인 상태는 이 둘의 선형결합으로 쓰인다.

\[\lvert\psi\rangle = \alpha\lvert 0\rangle + \beta\lvert 1\rangle = \begin{pmatrix}\alpha \\ \beta\end{pmatrix}, \qquad \alpha, \beta \in \mathbb{C}\]

이것이 중첩(superposition)이다. 이름은 거창하지만 수학적으로는 그냥 선형결합이다. 1.2절에서 이미 배운 것이다.

다만 조건이 하나 붙는다.

\[|\alpha|^2 + |\beta|^2 = 1\]

이를 normalization condition이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상태를 computational basis로 측정하면

  • 결과 $0$이 나올 확률 = $|\alpha|^2$
  • 결과 $1$이 나올 확률 = $|\beta|^2$

이고, 확률의 총합이 1이어야 하기 때문이다.1 여기서 0장에서 강조했던 $|z|^2 = z^*z \ge 0$이 쓰인다. 계수 자체는 복소수라 확률이 될 수 없지만, 그 절댓값 제곱은 항상 0 이상의 실수이므로 확률로 쓸 수 있다.

z = r e θ r = |z| Re z 복소평면 — 크기 r 과 위상 θ 를 가진 화살표 관측되는 것은 크기의 제곱 |z|² = z*z ≥ 0 뿐이다 — 그런데 위상 θ 는 합쳐질 때 드러난다
그림 5.1 복소수 계수(probability amplitude)는 크기와 위상을 가진 화살표다. 관측되는 확률은 크기의 제곱 |z|² 뿐이지만, 여러 경로가 합쳐질 때는 위상이 결과를 바꾼다. 실수만 쓰면 이 화살표가 직선 위에 갇혀 위상을 담을 자리가 없어진다.

정리 큐빗은 $\mathbb{C}^2$의 단위벡터다. “0이면서 동시에 1”이라는 신비로운 무언가가 아니라, 그냥 길이가 1인 복소 2차원 벡터다.

5.3 다른 기저 ★★★

1.3절에서 “기저는 좌표계의 선택”이라 했다. $\mathbb{C}^2$에서도 마찬가지이며, computational basis 말고 다른 기저를 쓸 수 있다. 가장 자주 쓰는 것이 다음이다.

\[\lvert+\rangle = \frac{1}{\sqrt2}\big(\lvert0\rangle + \lvert1\rangle\big) = \frac{1}{\sqrt2}\begin{pmatrix}1\\1\end{pmatrix}, \qquad \lvert-\rangle = \frac{1}{\sqrt2}\big(\lvert0\rangle - \lvert1\rangle\big) = \frac{1}{\sqrt2}\begin{pmatrix}1\\-1\end{pmatrix}\]

이를 Hadamard basis 또는 $X$-basis라 한다. Part I의 $\hat{f}_1, \hat{f}_2$와 성분이 정확히 같다는 점에 주목하자.

반대로 $\lvert0\rangle, \lvert1\rangle$을 $\lvert\pm\rangle$로 표현할 수도 있다. 두 식을 더하고 빼면 바로 나온다.

\[\lvert0\rangle = \frac{1}{\sqrt2}\big(\lvert+\rangle + \lvert-\rangle\big), \qquad \lvert1\rangle = \frac{1}{\sqrt2}\big(\lvert+\rangle - \lvert-\rangle\big)\]

여기가 개념적으로 중요한 지점이다. $\lvert0\rangle$은 computational basis에서 보면 “확정된 상태”지만, Hadamard basis에서 보면 “완벽한 중첩 상태”다. 상태 자체는 하나도 안 변했다. 우리가 어느 기저로 보느냐만 달라졌을 뿐이다.

따라서 “이 큐빗은 중첩 상태인가?”라는 질문은 그 자체로 불완전하다. “어느 기저에 대해?”를 물어야 한다.

|0⟩ |1⟩ |+⟩ |−⟩ |i⟩ |ψ⟩ Bloch sphere — ℂ² 의 단위벡터 전체 서로 직교하는 상태는 구 위에서 90° 가 아니라 정반대편에 놓인다
그림 5.2 큐빗 하나의 상태 전체를 그리면 구가 된다. 주의할 것이 하나 있다 — 이 구는 ℂ² 자체가 아니다. global phase 를 버리고 남은 것을 그린 것이라서, 선형대수적으로 직교하는 |0⟩ 과 |1⟩ 이 그림에서는 정반대편에 놓인다. 편리한 지도일 뿐, 계산은 성분으로 하는 것이 안전하다.

연습문제 5

5-1. $\lvert\psi\rangle = \frac{1}{\sqrt3}\lvert0\rangle + \sqrt{\frac{2}{3}}\lvert1\rangle$을 측정할 때 각 결과가 나올 확률을 구하라.

5-2. $\lvert\psi\rangle = \frac{1+i}{2}\lvert0\rangle + \frac{1}{\sqrt2}\lvert1\rangle$이 normalization condition을 만족하는지 확인하라.

5-3. $\lvert\psi\rangle = \frac{1}{\sqrt2}\lvert0\rangle + \frac{i}{\sqrt2}\lvert1\rangle$을 $\lvert\pm\rangle$ 기저로 전개하라.

5-4. $\lvert-\rangle$을 computational basis로 측정하면 각 결과의 확률은 얼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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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규칙을 Born rule이라 한다. 양자역학의 공준(postulate) 중 하나로, 유도되는 것이 아니라 가정되는 것이다. 여름학교에서 자세히 배울 것이다.